진(眞) "찐" 군산인 문택규 가을에 떠나는 여행

"강진고려청자박물관, 보성녹차마을 처럼

군산에도 스토리텔링을 입혀보자."

(사)군산시스포츠클럽 회장 문택규

오색찬란한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계절 가을,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아름다운 가을 길 따라 가벼운 산책과 함께 덤으로 즐길 거리도 풍성한 가을소풍을 떠나보자.

평소 여행을 좋아하는 필자는 지난달 옥산면 주민들과 아침 8시 관광버스 4대로 출발해 전남 강진 고려청자 박물관에 도착했다.

군산에서 거리로 약 210km. 시간은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됐다. 전남 강진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 무척 설레 였고 인구 3만 3천여명이 살고 있는 작지만 강한 도시의 투박하지만 정이 넘치는 분위기가 시선을 압도했다.

강진군은 천년비색 고려청자의 산실 ‘고려청자박물관’과 다산 정약용 유적지 ‘다산초당’, 대한민국 100대 여행지 ‘가우도’, 대한민국 호국정신의 성지 ‘전라병영성’ 등 다양한 관광지를 비롯해 한정식, 회춘탕 등 맛깔스런 남도음식이 가득한 고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현재 강진군은 여느 중소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고령화로 인한 지역 경제의 위기와 인구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 연간 500만 명 관광객 유치와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한 신규 일자리 창출로 강진의 기적을 이루기 위해 서두르지도, 쉬지도 않고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는 강진군의 매력을 느껴보자.

옥산면 주민들과 고려청자 박물관을 가장 먼저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곳은 강진군 대구면 청자촌길 33에 자리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게 입장요금이다. 관람요금 어른 개인 2,000원 단체 1,500원. 필자는 65세 이상이라 그냥 공짜로 관람을 시작했다.

고려청자 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청자 박물관으로 고려청자의 수집, 전시, 연구와 교육 등을 통해 청자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고려청자 박물관은 청자박물관을 비롯해 청자 빚기 체험장과 디지털 박물관, 민화 뮤지엄과 청자판매장 그리고 캠핑장 등 여러 시설이 있다.

박물관에 입장해 1층부터 관람을 시작해 고려 후기 청자의 특징이 나타나는 청자상감유로수금문병은 나팔처럼 벌어진 입과 홀쭉하고 유려한 목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몸체의 균형이 조화롭고 아름다운 병, 감탄이 절로 나온다.

2층 제2전시실 청자 전시장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와 1968년 발견돼 1973~1977년에 중앙 국립박물관에서 발굴한 사당리 41호 가마를 돌아본다. 가마의 천정과 굴뚝은 파괴됐지만, 여러 겹의 벽면이 남아 있어 고려 시대 가마 사용법에 대해 알 수 있는 유구로 평가받고 있다.

이렇게 강진의 고려청자 박물관 여정을 마무리하고 점심 식사 후 군산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성 녹차마을도 탐방하기로 했다. ‘녹차의 수도’라고 일컬어지는 전남 보성으로의 여행은 무언가 특별한 것들, 특별한 경험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흥미로운 여행길이다.

짙푸른 차밭으로 유명한 보성은 순천과 화순, 장흥과 접해 있고 발아래에 고흥반도를 두고 있는 남도의 중심이다. 그리고 그곳에 소설 ‘태백산맥’ 의 배경으로 유명한 벌교와 7080의 추억이 새록새록 샘솟는 득량이 있다. 온통 녹차밭 천지일 것 같지만 산과 바다, 드넓은 벌판을 고루 갖추고 있는 고장이 보성이다.

[강진청자박물관, 보성 녹차밭]

누가 뭐래도 보성의 상징은 초록색 차밭이다. 어디를 가나 크고 작은 차밭이 널려 있고 그 모습도 하나같이 단정하며 정갈하다. 녹차 잎은 보통 일 년에 3~4회 채취하는데, 곡우인 4월 20일 이전에 겨울을 이기고 올라온 차의 첫 잎을 따서 만든 차를 ‘우전차’, 5월 상순에 다 펴지지 않은 잎을 따서 만든 차를 ‘세작’ 혹은 ‘작설차’, 5월 중순에 다 펴진 잎을 따서 만든 차를 ‘중작’, 5월 하순에 좀 더 굳은 잎을 따서 만든 거친 차를 ‘대작’, 6~7월경 굳은 잎을 따서 숭늉처럼 끓여 마시는 차를 ‘엽차’라 부른다. 채취는 봄부터 여름까지 주로 이뤄지지만 녹차 꽃은 9월부터 피기 시작해 12월까지 간다. 특히 11월에 피어난 순백의 꽃은 그 향기가 천리를 간다고 한다.

보성의 차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인근에 있는 한국차박물관을 방문하는 게 좋다. 그곳에서는 보성뿐 아니라 우리나라 차의 역사와 유래, 차를 만드는 과정 등을 세세히 알 수 있고 다도체험은 물론 직접 차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하루를 알차게 보낸 필자는 다음 여행지를 기약하며 집으로 가는 동안 고려청자, 보성녹차마을이 눈앞에 아른 거린다.

군산도 최근 고군산군도에서 고려시대 조운 주요 기착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난파된 세곡선에서 많은 고려청자가 출토되고 있다. 또한 맥주보리재배 남방한계선 지역으로 이를 이용해 수제맥주를 만들어 도시재생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군산은 청자박물관도 만들 수 있고 수제맥주체험도 할 수 있고 1타 2피의 새로운 군산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지역이다. 군산의 미래는 밝아야만 한다.